국동완 개인전「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 7.4-7.26ㅣ플레이스막2

'받아적기' 는 들리는 대로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감각된 것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국동완 작가는 자신의 꿈을 수년간 받아적은 작업에 이어, 이번 개인전에서는 임신-출산에 이르는 40주간 감각된 작가 내면의 풍경을 종이 위에 받아 그려낸다. 이번주 BGA 토요섹션에서는 연희동 플레이스막2에서 23일간 진행되는 국동완 작가의 개인전「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을 소개한다.


전시명: 국동완 개인전 나는  아니  아니 다섯

장소: PLACEMAK2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622)

협력기획: 추성아

전시기간: 2020. 7. 4() – 7. 26()

관람시간, 휴관 / - 12-7pm

문의: www.placemak.com



작가 노트


집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유적지 발굴 현장이 나온다넓은 계단식  두어 단이 중앙 쪽을 향해 내려가고 있고 도로  가장자리는 파란 천막으로  둘러 덮여있다빵빵하게 채워 묶은 모래주머니들을 연결해서 규칙적으로 천막 위에 올려놓았다사람은  적이 없고 작은 포크레인  대가 장소를 옮겨가며 세워져 있다. ‘발굴 현장이라는 단어의 진동이 무색할 만큼 정지된 화면처럼 보인다 발굴 현장을 지켜보면서  년째 붙들고 있던 작업을 떠올렸다여성의  안에서 평균 40 동안 성장하는 태아를 실제 크기로 1주당 1장씩 41장을 그리고 있었다 현장을 발굴하는 사람들의 속도로 그림들은 투명할 정도로 얇은 한지에 흑연으로 그리는 중이었는데  색감 또한 먼지와 함께 빛나는 흙과 비슷해 보였다 아래 무엇이 있을지 예상하고 기대하지만   보기 전에는혹은 후에도 결코   없는 우리는 그런 일을 하는 거였다.

 

2015나는 아이를 낳았고 ‘재생산 reproduction’  차원에서 작업과 번식을 연결하는 오래된 클리셰를 떠올렸다그리고 나의 작업이 그에 얼마나 속절없이 부합하는지를  후의 육아 과정에서 실감했다. 2011년부터 꿈을 받아 적은 글자들을 자유연상으로 파고들며 시작한 나의 드로잉은 대상에 반응하여 손이 그려 내는 것은 무엇이든 인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살면서 마주하는 의문을 주제로 제시하고 드로잉으로 대답하는 방식의 작업질문에 대응하여 손이 알아서 그려낸 선과 이미지들을 받아들이는 이미지의 드러남을 만나고 이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와 그림의 거리와 긴장혹은  반대의 떼어낼  없음은 삶과 작업을  덩이의 곤죽으로 만들어 작품으로 내보내는 출산의 다른 이름이었다.

 

임신출산육아의 시간 동안 진행한 다른 주제의 모든 드로잉들 구석구석에는 묻지도 않은 것을 고해하는 작은 목소리들이 들어있다 늦지 않게  대답들에 질문을 붙여주어야 했다생명 존재가 발생하여 태어나기 전까지 40주간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이렇게 시작되었다먼저 발생학 자료를 참고하여 태아의  수별 특징과 실제 크기를 적용한 자료를 만들어 이를 종이 아래에 두고  뒤에서 빛을 비추어 드로잉을 진행했다. 40주는 인간을 기준으로  시간이지만 그림에는 새나 매미고슴도치 같은 다른 종의 생명도 들어 있다손의 대답을 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으로  어느 때보다 속도를  작업이었지만 드로잉에만 1년이 훨씬  걸렸다앞의 그림은 뒤의 그림에 영향을 주었고 그림 속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검은 수영복의 신체는 드로잉이 끝나면 자신이 어떤 역할을  것이라고 쉬지 않고 말했다.

 

이번 작업에는 크게  번의 받아 적기가 존재한다41장의 드로잉이 태아의 윤곽이나 신체 부위의 모양에 대응하여 번져 나온  안의 이미지를 받아 적은 것이라면41편의 글은 그렇게 받아 적은 이미지를 텍스트로    받아 적은 것이다세월호를 그린 <A ferry>(종이에 색연필, 194x65cm, 2016) 해체하여 30개의 장면 <Collages from a ferry>(종이에 콜라주, 30x40cm, 시리즈 30, 2016) 건져 올렸을 나는 드로잉의 ‘끌어내는 draw’ 역할을 분명히 인식했다 후로는 드로잉이 끝나면 해체하여  안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일까지 드로잉 작업에 포함했고 그림들은 그때마다 저마다의 방향을 가리켰다이번 드로잉과 해체 작업은 몇몇 등장인물과 배경상징적 장면들을 제시하며 나를 글쓰기로 데려갔다나는  소재들로 어떤 다른 이야기를 만들기보다는  안에서 꺼내온 풍경들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자 했다   발굴 현장처럼 드로잉  이미지들을 조심스레 파헤치고 분류하고 살려내서 그들이 해주는 생명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었다.

 

자유 연상 드로잉을 하면서 수많은 뻔함과 습관과 지겨움을 만난다그래도 계속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빛나는 연결 때문이다어떤 연결의 순간은  앞뒤의 뻔함과 시시함을 순식간에 특별함으로 만든다그림전시장전시를 함께 준비한 사람들 사이에도 그러한 순간들이 뒤엉켜 있다서로를  바퀴나 돌아 연결된 세계열심히 서로의 속으로 침투하고 쪼개지며 헤엄을 치는  세계를 전시장과  개의 공간에 겹쳐 놓는다.  국동완





<나는  아니  아니 다섯>연작_9주한지에 흑연, 44x56cm, 2020

TXT_9주 © 국동완





<나는  아니  아니 다섯>연작_15주한지에 흑연, 44x56cm, 2020

TXT_15주 © 국동완





<나는  아니  아니 다섯>연작_38주한지에 흑연, 44x56cm, 2020

TXT_38주 © 국동완


전시 서문


국동완의  번째 개인전 《나는  아니  아니 다섯 연희동 플레이스막2에서 개최된다. 전시 제목이면서 동시에 동일한 제목으로 선보이는 마흔한 장의 드로잉 <나는  아니  아니 다섯>(한지에 흑연, 44x56cm, 시리즈 41, 2020)  <나는  아니  아니 다섯>(국동완 지음, 바운더리 북스, 2020), 이번 전시에서  개의 주축이 되어 작가가 탐험하고 발굴해내는 40주간의 기록을 보여준다. 0주에서 40주까지 뱃속에서 성장하는 생명체를 상상하며  주에  장씩 하나의 형태를 그려나간 기록들은, 국동완이 “손이 알아서 그리는 것을 보는 . 손이 그려버리고  선과 이미지들을 받아들이는 이라고 했듯 그의 /의식을 따라간다. 이러한 태도는 그가 과거에 꿈을 매일 기록했던 것처럼 의식에 깊이 박혀 있는 기억으로부터 반복 혹은 회상할  있는 범위의 방향으로 향하며, 이번 전시는 자신이 거리를 두고 타자(작가) 되어 현실 이전의 타자(태아) 대해 행한 작가의 내적 관찰에서 출발한다.

 

지난한 40주를 기록한 마흔한 점의 유기적인 드로잉은 태어나지 않은 이의 초상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관계를 모호하게 드러낸다. 발생하는 생명에 대한 상상은 존재 혹은 주체 이전의 검은색과 하얀색 사이에 순환하는  ‘무엇 대한  혹은 욕망을 대변한다. 한지 위에 안착한 흑연 가루의 변덕스러움을 통해 얻게 되는 기호들의 검정 드로잉은 검은색이 본질적으로 가진 회화적인 가능성에 대한 일종의 탐험이자 이미지도 언어도 아닌 것에 가깝다. 그것은 이미지도 언어도 아닌 이상, 무채색으로서 색의 아무것도 아닌 것과 전부를 매개하는 유령처럼 고독하게 그곳에 머물러 있다.

 

국동완은 드로잉과 더불어 40주를 무한하게 펼쳐놓은 그물망의 시선으로 하나의  <나는  아니  아니 다섯> 통해 언어적 표명과 분절적인 기록을 엮는다.  글은 실제 크기의 태아 윤곽을 따라 그려낸 드로잉을 다시 한번 글의 형태로 받아쓰기한 드로잉의 아카이브이며, 열린 관계에서 점차 드러나는 촘촘하게 엮어 놓은 허구다. 이는 가려져 있던 것들이 드러나고 아직 닿을  없지만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들이 글줄  개에 욱여 넣어진 상태로, 작가는 화석처럼 글로 옮겨진 순간의 흔적들을 발굴해 낸다. 나아가, 그는 관계들을 억류하는 검은색의 단일성을 넘어서기 위해 드로잉에서 시각적으로 분출한 대상과 그것을 둘러싼 세계를 쪼개진 검은색들로 묘사한다.

 

이러한 작가의   받아 적기는, 어수선한  속에서 가시화된 모양-이미지를 해독해내고 자신을 강타한 이미지와 문장의 조각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끌어낸다. 드로잉과 글에서 절묘하게 드러나는 긴장과 불안은 ‘라는 존재가 인식하고 있는 다양한 상념들이 세상 밖으로 뻗어 나가고자   자체를 활성화하려는 정신의 표현인 동시에   자체로는 환원될  없는 의식에 대한 모순된 방향이다. 그리하여 40주라는  시간 동안 베일을  겹씩 걷어내어 알고 있는 것과 알고자 하는 것의 불투명함을 헤치고 나아가는 예민하고도 농밀한 감각은, 불확실했던  여행을 거쳐 존재와 사물들의 본질에 다가가려는 ‘이자 ‘여럿 몸짓들이다.

 

작가가 파헤치고 분류하는 상상과 기억들은 종이 위에 가득하면서도 공허하다. 그의 손에서 사정없이 그려나가고 적어 내려간 자리들은 무엇을 지키는 자리였을까검정을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 무엇이 지키는 자리일지, 검은색의 자리일지. 우리가 부르는  자리는, “  아니 다섯,”  이름은 , 여럿 그리고 검정이다글. 추성아 독립큐레이터




나는  아니  아니 다섯 © 국동완

국동완 지음 / 바운더리 북스 발행 / 정가 30,000 / 300 리미티드 에디션 / 드로잉 연작 <나는  아니  아니 다섯> 41 (한지에 흑연, 44x56cm, 2020) + 텍스트 <나는  아니  아니 다섯> 41 + 작가 노트 + 평론 (. 추성아* www.tumblbug.com/40weeks 에서  제작을 후원하고 소장하실  있습니다.


 책은 / 구별 없이,  방향 모두가 책의 입구입니다. 하나는 드로잉으로 향하고 하나는 글로 향합니다.  둘은 같은 곳에서 왔으나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엇을 먼저 접할지는 독자의 운이자 몫입니다. 이미지를 먼저 보고 글을 읽을 , 글을 먼저 읽고 이미지를 감상할 , 우리는 분명 조금은 다른 이미지의 스침, 생각의 간섭을 마주하게  것입니다.




ABOUT   
국동완 Dongwan Kook


미술가. 드로잉, 페인팅, 조각,  작업을 통해 무의식에 접근하는 태도와 과정을 시각화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영국 Camberwell College of Arts에서 MA Book Arts 이수했다. 2011 갤러리팩토리에서의  개인전 이후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전을 가졌고, 2020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입주 작가이다. 유통의 차원에서 아티스트 북의 변이에 관심을 가지고 독립 출판 <바운더리 북스> 운영하고 있다. 

www.kookdong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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